|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그림만 봐도, 그의 성격이나 현재의 정신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간혹, 그 말이 이해가 될 때가 있다.
그는 글을 참, 그립게 쓴다.
반드시 슬프거나 적적하거나 외로울 때만이 아니라,
즐겁고 마냥 좋을 때 쓰는 글도 참, 그립다.
행복하고 기쁘다, 는 말이 적혀 있는 쪽지를 읽으면서도
나는 항상 그가, 그리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를 남겨두고 떠나는 사람처럼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처럼 글을 쓴다, 그는.
심지어, 사랑해. 생일 축하해. 라는 말도 그렇게 그립게 쓴다.
쓴다, 라고 하기보다는 글자를 박아넣는 느낌이다.
문신을 새기듯이 음각으로 글자를 새기고 잉크를 탈탈 털어넣는 느낌,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이런 행복이, 기쁨이 없을 것처럼
한 번에 토하듯 글자를 박아넣는다.
혹은, 그 슬픔은 애초에 자기 것이었던 양.
그런 그에게 편지가 왔다.
손으로 또박또박 쓴 편지.
그리움과, 후회, 불안함, 짜증, 그리고 욕구까지 고스란히 담은 편지.
4장에 걸쳐 빽빽하게 박혀 있는 그의 글자들은
내게 스며들어, 가슴을 콕콕. 머리를 콕콕. 종아리를 콕콕. 찔러댔다.
잘 지내고 있다는 그의 글은.
표현을 넘어, 감정으로 내 가슴을 콕콕.
잘 지내야지. 암.
잘 지낼 거야. 암.
무사히 지내겠지. 암.
건강하겠지. 암.
슬퍼하지 않겠지. 암.
우울해하지 않겠지. 암.
잘, 돌아오겠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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